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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작가 2006: 정현

박수진 ·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 · 영문판 번역

조각가 정현이 '2006 올해의 작가'로 선정되었다.

1995년 제정된 '올해의 작가'상은 한국 미술계를 대표하는, 가장 두드러진 활동을 보인 작가에게 해마다 수여된다.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들의 선정을 거쳐 이듬해 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열 기회가 주어지며, 정현은 조각 분야에서 처음으로 이 상을 받은 작가다. 정현은 작업에서 주로 인체에 천착해 왔다.

대다수 현대미술가가 여러 시도로 형상의 특질을 실험해 온 것과 달리, 정현은 인체를 통해 예술 형식의 의미를 한결같이 탐구해 왔다. 그의 작품은 미완성처럼 보여 거칠고 투박하다. 그러나 그 안에는 삶과 인간에 대한 진정한 고뇌가 담겨 있으며, 스스로 서 있는 개별적 존재로서의 인간을 드러낸다. 작가가 해석하는 조각은 '힘'과 '에너지'다.

인체의 역동성을 통해 힘을 표현하는 한편, 작가는 창작 과정의 우연성과 재료의 물질적 실재성에서 힘을 발견한다. 하찮은 것에서 찾아낸 신선함, 날것에서 뿜어 나오는 생명의 힘, 예측할 수 없는 이미지, 돌발성과 원초적 폭력성 등이 그것이다. 그에게 하찮은 것이란 침목, 아스팔트 콘크리트, 돌처럼 전통적 조각 재료와는 거리가 먼 문명의 잔해를 말한다.

작가는 재료의 물성을 최대한 끌어내기 위해 '재료와 싸우기보다 재료와 논다'고 말하며 그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번 전시는 정현의 과거에서 현재에 이르는 작품 세계를 일별하게 한다. 네 시기에 걸친 조각 60점과 드로잉 60점을 통해 형태와 재료의 변화를 보여 준다. 첫 작품은 그가 프랑스에서 유학하던 1985년부터 1990년대 초 사이에 만들어졌다.

그는 실제 형상을 왜곡하여, 골격과 근육처럼 양감을 드러내지 않는 몇 개의 압축된 선으로 역동적인 인체를 표현한다. 석고에 마닐라 삼을 입혀 표면에 팽팽히 당겨 붙임으로써 긴장감을 강조했다. 두 번째는 1995~1999년에 제작되었다. 눈·코·입이 없는 이 청동 두상과 토르소는 일그러진 채, 인간 존재의 고통을 드러내는 모호한 흔적을 무수히 품고 있다.

세 번째는 1990년대 말에서 2000년대 초에 제작되었다. 침목으로 작업한 이 작품에서 인체는 거의 완전히 해체되어 추상에 가까워진다. 조각조각 찢긴 나무와 도끼로 자른 침목이 뒤엉켜 붙어, 금욕적인 삶을 견뎌 내도록 운명 지어진 존재로서의 인간을 드러낸다. 이 시기는 작품의 규모뿐 아니라 새로운 재료의 도입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다.

네 번째 작품은 2004~2005년에 아스팔트 콘크리트, 가공하지 않은 돌, 석탄 덩어리로 제작되었다. 아스팔트 콘크리트로 만든 작품은 전기톱으로 격렬하게 잘라 낸 덩어리들을 결합한 인체 형상으로, 사용된 재료의 물질적 실재성만을 강하게 드러낸다. 또한 가공하지 않은 돌과 석탄 덩어리로는 추상적인 형상을 빚어냈다. 전통 조각에 동시대적 해석을 더하고 버려진 재료를 예술의 세계로 끌어들이는 정현의 작품 세계는, 오늘날 유행처럼 번지는 '새로움'의 미학을 되돌아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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